Life goes on.

*
월-금요일 출근 시간은 1시, 퇴근은 늦어도 9시(중학생 시험 기간에는 11시). 주말은 쉰다.


월 :
오후 1시 - 6시 30분 초등영어수업,
6시 30분부터 중3 여학생 수능대비 과외, 8시부터 1시간 동안 중3 영어수업.

화, 목 :
오후 1시 - 6시 30분 초등영어수업.

수 :
오후 2시 -  4시 초등한자수업, 5시 30분부터 중3 과외, 7시 30분부터 중3 수업.

금 :
오후 2시 - 6시 30분까지 초등영어작문수업
6시 30분부터 중3 수능대비 과외, 8시부터 중3 수업,
저녁 10시 쯤엔 울산 집에.

토 :
고3 남학생 과외(저녁 6시 이후), 가끔 외출 및 한의원 방문, 저녁에 시간 나면 한시간 동안 걷기.

일 :
고3 남학생 과외(보통 오전에 시작해서 오후 2시 전에 마침. 가끔 예외도 있음.)
어쩌다 영화 관람 및 오라방과 수다 타임.



* -ing

체중조절 : 2009년 3월 1일부터. (2009년 6월 현재 -10kg, 2차 목표체중까지 앞으로 2kg) 


+ 기억해야 할 것은 잊지 않아. (2009년)

토요일 오후



치통약 구입
- '피린' 계열 성분은 먹으면 큰일나는 체질이라,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타이레놀'로 구입.
일단은 이걸로 버텨야 한다. 챙겨먹을 일 없었으면.



한달만에 한의원 방문
인바디 검사 결과, 옷 입고도 53.9kg.
(5월 말 대비 -2.4kg, 속옷만 입고 재면 53.2kg까지 나온다.
다이어트 인증샷 같은 걸 올리고 싶어도 정작 보이는 부분은 별 차이가 없어서... ㅠ_ㅠ)

초음파 검사 결과, 내 위가 여자평균치고 상당히 큰 편이라면서, 그동안 잘 참았다고 칭찬받았음. 흑.
수치를 보고 가장 기뻤던 건 피하지방 두께.
처음에 3cm였는데, 이제 1.8cm! (2cm 아래면 정상이라고.)

이번에 알게 된 사실 하나!
저혈압인 나는 원래 소음인 체질이란다. 그런데 그동안 몸이 태음인인 척 하고 있었던 거라고.
검사 결과를 보면 분명 소음인인데 이상하다, 선생님도 이렇게 생각하셨더란다.
이제야 체질과 몸 상태가 맞춰진 거라고,
체질적으로 몸이 차고 소화기관이 약하니, (지방 분해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으니)
찬 음식은 되도록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적정체중은 52kg 정도라지만 한 2kg 더 나가도 보기 좋고 건강한 거라고,
(그러면서 남자와 여자의 자아상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주셨다.
남자는 2kg 더 나가도 자기가 날씬하다고 생각하고, 여자는 자기가 뚱뚱하다고 생각한단다.)
지금처럼만 생활하면 앞으로 같은 일로 치료받을 일 없을 거라고, 
한의사 선생님이 공식적으로 비만치료 종료를 선언하셨다.
그동안 선생님의 조곤조곤, 나긋나긋한 말투 좋았는데, 아쉽다.

7월 1일까지 53kg 만드는 게 처음 다이어트 시작할 때 목표였으니, 이정도면 일단 체중감량 성공?
요요를 대비해서 조금만 더 줄이고, 굳히기 들어가야지.

서서히 생활습관을 고치니까 먹고 싶은 것 다 먹어도 살이 빠졌다.
느긋한 내 성격이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더라.
시간이 살을 빼준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는 알겠다.

내 몸은 내가 잘 아니까, 날씬해지기를 바라지 않았다.
지금보다 조금 더 보기 좋고, 건강해지기를 바랐을 뿐.
무리하지 않고, 스트레칭과 몇 가지 근력 운동을 해서 조금 더 옷태가 나는 몸을 만들어보련다.
팔살도 꽤 많이 빠졌으니,
어중간한 허리 사이즈(27은 찾기 힘드니까)와 허벅지 사이즈만 간단한 운동으로 조절해봐야지.

몇 주 쉬고 다시 그 한의원에 갈 예정이다. 이번에는 다른 치료 받으러. 그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속옷 구입
체중이 줄면서 밑가슴둘레가 줄어 그 전에 샀던 속옷이 맞지 않게 되었다.
그 핑계를 대고, 다이어트 성공 기념으로 나에게 선물할 겸,
예전부터 매장 위치를 알아두었던 S브랜드의 속옷가게를 찾아갔다.

내 예상이 맞았다.
측정 결과, 밑가슴둘레는 줄어들고, 가슴둘레는 거의 그대로.
(이것이 그 전설의 '바나나' 바스트업 효과인가?)
정말 가볍고 얇아서, 보기에도 시원해보이는 제품은 직접 입어보니, 이래저래 너무 비쳐서... 탈락.
결국 조금 더 두껍지만 그럭저럭 시원해보이는 민트색 제품으로 선택.

이번 기회에 나와 나이가 같은, 언니(어, 나이가 같다면서? 매장 직원이라면 역시 언니!)에게
브래지어 제대로 입는 법을 확실히 배웠다.
배운대로 입어보니, 확실히 옷태가 다르다. 진작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언니의 권유로 팬티까지 저렴하게 세트로 구입한 뒤, 한의원 예약 시간이 조금 남아 잠시 수다를 떨었다. 아래는 별 거 없는 다이어트 비법을 조금 알려준 대가로 들은 이야기들.

1. 언니도 이 매장에 근무하기 전에는 자기 치수를 제대로 몰랐단다.
그냥 80A를 입었다고. (실제 치수는 75D라는데...)

2. 매장에 근무하면서 자기 같은 사람이 너무 많다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3. 언니 말이, 요즘 20대들은 발육이 좋아서, 본인들 생각과는 달리 B,C컵이 꽤 많단다.
자기는 (당연히) A컵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다가 직접 재보고 다른 치수를 알려주면,
자기는 그렇게 왕가슴 아니라고, 부인하는 아가씨도 많단다.
울면서 뛰쳐나간 순진한(?) 언니도 있었다고.

4. 그 언니는 이제 아가씨들 지나가면 스캔이 된단다. 밑가슴둘레 + 컵치수가.
중요한 건 컵 크기가 아니라 라인이라고. 같은 사이즈라고 같은 느낌이 아니란다.
(이 대목에서 전문가의 느낌이 물씬 나서 '진심으로' 박수칠 뻔 했다...)

5. 하도 자주 만졌더니(음?) 자연산인지 아닌지도 알겠단다.
어떤 경우는 보기만 해도 티가 나는데, 본인은 아는지 모르겠다더라.

입담도 좋고, 친절한 직원 언니가 마음에 들어 멤버십 카드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들통난 내 나이...)
어차피 내 치수를 안 이상, 더 이상 일반 매장에서는 못 살테니.

계절이 바뀌고, 신상품이 나오면 또 하나 사 입어줘야지. 기분전환용으로.



*
가슴 이야기를 꺼낸 김에,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 몇 마디만.

왜 예쁜 디자인은 AA와 A컵에 집중되어 있는 거임? 우리나라 언니들 평균이 이제는 B컵이라니까.

B컵이 작다고 생각하는 오빠들 있으면 손.
B컵이면 밑가슴둘레와 가슴둘레의 차이가 12.5cm.
이게 작게 느껴진다면 일단 자로 그게 어느 정도 너비인지 보고, 그래도 작다는 생각이 든다면...
야구동영상 감상을 덜 하길. 
오빠들 파트너는 그 화면 속이 아니라 이 리얼월드에 있으니까.  

일본 AV에 나오는 언니들은 기본이 D,E,F,G컵이라던데, 그게 우리 치수로는 B,C,D,E 정도라능.
그런데 그 언니들 사진 볼 때마다, 저거 되게 무거울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안쓰럽다.
자연산 아닌 경우도 많을텐데. 

개인적으로는 다리가 더 취향인 한채영 언니가 E라더라. 그럼 대강 사이즈가 감이 잡힐 듯.




*
내가 다녔던 한의원 근처에 H백화점이 있다.
평소에는 주차장처럼 차만 가득한 백화점 뒷마당이 사람들로 북적북적.
무슨 일이 있나싶어 근처로 가 보니...


올 여름 비키니 패션쇼...

그럼 그렇지.
어린이용 수영복 나오니까 사람들이 반으로 줄더라. 흐흐.



*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키와 라인이 진정 훌륭한, 보기 드문 나이스 바디의 언니가 그 앞을 지나갔다.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남녀노소 모두 하던 일 멈추고, 그 언니에게 집중.
(물론 나도. 내 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까 예전에는 관심없던 다른 사람 몸에도 관심이 절로.
요즘에는 길을 걷다가도, TV나 인터넷을 보다가도, 언니들 허리와 허벅지만 보인다.)
사람 마음 다 똑같구나.

그런데 그 언니, 손전화 만지작거리는 폼이 왠지 슬퍼보였다.

6월 26일.


매년 6월 26일은, 사랑하는 이글루스 생일. 6살 생일 축하해.
http://anniversary6.egloos.com/


작년 이 날, 바람군을 주문했다. 실물을 본 건 한참 뒤였지만.   

http://powing.egloos.com/1780841



그리고 2009년 6월 26일(그쪽 시각으로는 25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잠들다.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라면, 10대에 그의 노래를 흔하게 듣고 자랐을 터.
너무 가까이 있어 언제나 과소평가되었던 위대한 뮤지션,
전쟁같았던 이생에서의 삶 다 잊고, 저 세상에서 평안하길.



*
새벽 내내 갑작스런 치통에 시달리다, 해가 뜨고서야 겨우 눈을 붙였다.
물 마실 때는 괜찮았다가, 찬 공기가 들어가면 으악.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펑펑.
처음 겪어봤는데, 치통, 이거 정말 장난 아니구나.


postscript.


#
봄날도 다 저문 지금, 몸이 가벼워졌기 때문일까. 요즘 나는 정말 살아있는 것 같다. 원래도 민감한 청각은 물론, 다른 감각까지 열렸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 같은' 이 상태가 어떤 건지 경험으로 안다. 지금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해서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고, 그 흔한 몇 글자로 정의내리지 않을 뿐. 그런데도 시간의 힘인지 내가 변한 건지, 예전과는 달리 평온하다. 회오리바람에 익숙한 사람이 산들바람을 맞는 기분이랄까. 솔직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만날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어떻게든, 만나야 할 때가 되면,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말을 믿고 있기는 했지만, 너를 알면서 거의 확신하게 되었다.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나였다면, 너였다면 서로 쳐다보기나 했을까.

불가에선 말한다지. 견디기 힘든 시련은 나름의 의미가 있기에 겪는 거라고 .
잊고 싶은 기억조차 때로는 사람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걸, 이제는 안다.

덕분에 중요한 것을 하나 배웠다.
단절은 싫다고 제발 대화하고 소통하자고 말해줘서 고맙다.

서로 목소리에 위안을 받고, 거의 모든 주제로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눌 인연이 그리 흔할까?
나는 이 인연을 되도록 오래 지속하고 싶으니,
불가항력이 이유가 아닌 한, 나와 인연이 닿는 한, 부디 여기, 이 시공간에 계속 존재해 주길.

자비심 없는 음속의 직구, 가 내 특기지만, 이젠 좀 자제하려고.
사랑 = 연애가 되는 이 연애공화국에서
나 같은 친구형 인간이 상처받지 않고 사는 길은 그것뿐이니까.

연애공화국의 언니들에게.


살짝 독하게 마음 먹고 약 4개월 만에 신생아 셋 정도를 몸에서 덜어냈더니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요즘 연애하냐?' 아니면 '선 볼래?'다. 아무리 이 나라가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으면 사람 대접 못받는 연애공화국이라지만 이건 좀. (이보세요들, 지금 이 정도 몸으로 20대 내내 살았거든요. 내가 내 몸 무거워서 시작한 일인데 그렇게 오해하시면 대략난감.) 나이와 성별로, 외모로, 학벌로 사람을 분류하더니 이젠 '솔로'레타리아와 '커플'주아까지 나누는가. 혹시 이 나라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연애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커플로부터 나온다.'가 아님? 아니면 말고.

아무튼, '솔로'레타리아인 내 눈으로 본 이 연애공화국의 언니들은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왜냐고?
연애 시작부터 끝까지 다른 사람 시선만 너무 의식하는 것 같으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 문제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사랑스러워지는가 하는 문제이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

정말로 하고 싶어서, 자기가 원하는 사람과 연애를 시작한 언니들에게는 이 글은 시간 낭비.
언니들은 그냥 살던대로 살면서, 몸과 마음을 다하여 행복한 연애하길.

남들이 하나씩 갖고 있으니까 나라고 질 수 있나 하는 마음으로 또는 혼자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해서,
남들 보기에 좋은 사람을 선택하여 연애를 시작한 언니들에게는 한 마디 하고 싶어.
'그래서 지금 행복해?'


언니들은 사랑이 쉬워? 난 항상 어렵던데. 어쩜 그리들 사랑한다고 잘도 말하고, 말하라고 요구하는지. 신기해. 타인들 앞에서 노골적으로 애정을 과시하는, 쉴새없이 사랑을 확인하려 드는, 비밀번호 공유가 사랑의 증거라도 되는 양 믿는 언니들을 볼 때마다, 저러다 나중에 헤어지면 그때는 어쩌려고 저러나, 저렇게 서로를 못 믿으면서 어떻게 사귀지, 하는 의문이 드는 건 나뿐일까?

내 상식으로 정말 이해 안되는 것이 또 하나 있다면, 스킨십 문제.
개인적으로는 플라토닉도 취향이지만, 대세는 에로스니까.
마음이 그다지 가지 않는 사람과 어떻게 손을 잡고, 껴안고, 키스하고, 섹스까지 해?
원나잇하는 언니들은 최소한 자신의 '필'에 솔직하기라도 하지. 언니들은 어쩜 그래?
몸이 그렇게 쉽게 열려? 비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존경스러워서.
나는 그렇게 못하거든. 환상을 갖고 있기보다는 마음이 없으면 몸이 거부해.
(마음이 동하면? 여러 의미로 사춘기 소년같아. 알아서 생각해.)
그러다 헤어지면, 둘만의 비밀스러운 사진과 영상이 P2P 사이트에 공유되고,
언니들 얼굴과 몸매와 테크닉으로 점수 매겨지는 건 알고 있어? (어째서 이런 걸 아는지는... 비밀. 히히.)

왜 그렇게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해? 사랑하고 연애할 사람이 없으면 때가 되어 나타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면 안 되는 거야?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야 알겠는데, 게임 경험치 쌓는 것도 아니고, 남들 다 한다는 이유로, 사람만 바꿔가며 영양가 없는 똑같은 짓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느니, 조금 더 기다렸다가 온몸을 흔드는 한두 사람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하는 게 언니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좋지 않을까?


*


언니들에게 주절주절 떠드는 나? 나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고, 연애는 꼭 해야 하나 싶고, 사랑은 하면 좋은, 그러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그저 같이 살고 싶은, 이 연애공화국의 솔로레타리아, 그 중에서도 제일 대접 못받는 부류인 친구형 인간(친구하긴 좋고, 그 이상은 좀...)이야. 그래서 불행할 것 같아? 아니, 지금 이 순간, 행복해.

나에게 사랑은 말 그대로 accident야. 예측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 자각할 시점에는 언제나, 이미 후진이 불가능한 상태였어. 그 불가항력 앞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었겠어? 그저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최대한 노력하거나, 아니면 음속으로 달려 재빨리 그 시간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수 밖에.

나는 항상 내가 먼저 인연의 그물을 쳤어.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치는 법은 없으니, 어장관리는 아니야.) 먼저 말을 걸고, 계기를 만들어 자주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조금 친해져 있어. 보통은 거기까지. 나름대로 규칙은 있지. 한 번에 한 사람씩만, 대신 '그 사람만 영원히'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 것. 내가 먼저 인연의 그물을 엮고, '나는 너와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두세 번도 아니고) 단 한번만 말해주면, 나는 그 그물을 거둬들였어. 몇달 정도는 견디기 힘들지. 나도 상처받으면, 아픈 사람이니까. 그렇지만 그 기간이 지나 그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는 확신이 생기면 뒤도 돌아보지 않았어. '쿨'해서? 노. 나는 오히려 활활 타오르는 '핫'한 인간인데? 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푹 빠져서 감정을 소진했고, 완전 연소했기 때문이야.

21살 때 '봄날은 간다'를 봤을 때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말에 공감했는데, 이제는 공감이 안 되더라. 전혀. 내가 변한 것도 있겠지만, 원래 세상 이치가 그런 것 같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어, 안 그래?


*


"그녀와 나는 음악과 정치, 예술, 모든 분야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거기다 섹스까지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가 어디 있단 말인가."
- 존 레넌


캬, 역시 뭘 좀 아시는 오라버니. 요코 언니가 그런 멋쟁이였나? 몰랐네.

나 역시 글이든, 말이든 전할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을 제대로 할 줄 알고, 남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줄 아는 사람이 좋아. 그런 사람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내 시간을 몇 시간쯤 내어 줄 각오가 항상 되어 있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함께 나눌 이야기가 없는 사람을 좋아할 수 있어? 나는 아닌데. 여기에 목소리 듣기 좋고, 노래까지 잘한다면 어익후, 쌩유 베리 감사지.

그리고 뭔가를 배우려는 사람이 섹시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건 내가 공부 오덕이라 그런 것 같고. 히히.


말이 좀 이상하기는 한데 나는 사람에 관심이 적은 편이야. 게다가 둔해서 '말하지 않으면 몰라.'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확인하려 하거나 증명하려 하거나 하는 취미는 없어. 호기심은 적지 않지만, 내가 모르는 타인의 과거에 질투하지도, 굳이 알려고 들지도 않아. 알아봐야 내 마음만 상하지 않겠어?

생각이 많기는 해도, 그건 온전히 내향적인, 나를 향한 생각이지, 다른 사람에 대해 그리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 그럼 어떻게 되는 줄 알아? 그 사람이 보여주는 만큼만 보고, 듣고, 느끼고, 믿고, 판단하게 된다, 신기하지? 그럼 나는 머리 굴리고 계산할 필요없이 내가 느끼는 만큼 보여주고 들려주면 되지. 참 쉽지?

사르트르가 '타인이 지옥'이라고 그랬다는데 '내 마음이 더 지옥'인 것 같아, 살아보니까.

언니들이 혼자서도 완전한 존재라는 걸 인정하자고. 그래야 나는 나, 너는 너, 이런 마음으로 서로 다른 존재를 진심으로 받아들일테니까. 나도 잘 모르니까 남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믿기 어렵고, 확인하려 들고 그런 게 아니겠어? 언니들 자신을 많이 관찰하고, 사랑해 줘.

아무래도 나 홀로 지내는 법을 잘 모른다고, 거기에 익숙하지 않다고 다른 사람을 찾는 건,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19금 영화 제목 때문에 야하게 느껴지는 'Basic Instinct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언니들이 되었으면 해. 본능이 걷잡을 수 없이 다시 폭발할 때까지 사랑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자신을 돌보면서, 일상을 꾸려가자고. 설마 나처럼 몇년씩, 서른 다 될 때까지 잠자고 있겠어? 뭐 그러다 서른 넘으면 또 어때서? 그치?


마지막으로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이 법문하시면서 소개한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에 나온 행복의 비결을 나누어 줄게. 지금까지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웠어. 그럼, '지금 이 순간' 현명하게, 행복하게 잘 살아, 언니들.

행복의 비결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것,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내가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고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것,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을 달리하는 것,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 마지막으로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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