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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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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micrania.


    6학년 여자아이 하나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하게 지내고 말도 잘 듣지만,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없는 아이다.
    어제 그 아이의 어머니께, 아이가 자세한 이유는 말하지 않고 학원을 옮겨달라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  

    그 아이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 그 아이처럼 정말 해야 할 말은 속에 담아두고 하지 않는 편이니까.
     
    나쁜 버릇인지 아는데도 10여년 그랬더니 잘 고쳐지지 않는다.

    오늘 가서 뭐가 불만인지 찬찬히 물어봐야겠다.
    이야기해보고 서로 조절할 수 없는 문제라면 학원을 옮기도록 권유해야겠지.
    하지만 그럴 때 그러더라도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유는 알아야하지 않을까.
    그래야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잘 대처할 수 있을테니.



    *
    안 그래도 머리 속이 복잡해서 터져버릴 것 같은데. 깨어있으면 온갖 생각이 다 드니까, 오지도 않는 잠을 청한답시고 몇시간씩 가만히 누워서 양 숫자 세기도 이젠 지겨운데. 공부를 하면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딴생각 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게 낫다.

    문득.


    예전에 썼던 포스트를 정리하는 중이다.
    (2004년 1월 분까지 정리했으니, 2009년인 올해 분량까지 앞으로 5년치 남은 셈.)
    글만 봤을 때, 21살의 나는 세상에 두려울 게 없어 거침없이 생각을 쏟아내는 사람이었고, 
    23살의 나는 그야말로 공부오덕. 뭐 그리 공부할 게 많았는지.

    그렇게 과거의 나를 제 3자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아버렸다.
    글 속의 내가 진짜 나보다 훨씬 강하고 멋지다는 걸.
    글을 보고 나를 궁금해했던 사람들이, 실제로 나를 만나 이야기를 해보고는 얼마나 실망했을까,
    이제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너도, 언젠가부터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까.
    '하보영'과 실제의 내가 너무 다른 사람이라 더 실망하지는 않았을까.
    진짜 나는 모른 채, 이 얼음집을 통해 '하보영'만 알고 있는 게 서로 더 좋은 일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문득.


    2009.8.31


    발을 찧다.

    비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의미.
    겹겹으로 쌓인 플라스틱 간이 의자를 빼려다 발(정확하게는 발톱 바로 아래)을 찧었다.
    아픈 건 둘째치고 주말 이틀 동안 과외하느라 꽤 걸어야하는데 어쩌누... 라고 생각한 나도 참.
    그때까지는 괜찮아지겠지.


    초등학생들 개학이 9월 1일에서 4일로 미뤄졌다.
    이유는 요즘 유행하는 신종플루가 이 시골동네까지 왔기 때문.  
    면역력이 약한 원래 환자, 유아, 임산부, 어르신들이 아니면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지.
    누구보다 많은 아이들을 만나는 나니까. 
    이곳에 오는 모든 분들도, 플루 조심하세요.



    *
    아는 정도가 아니라 꽤 좋아하는 영화와 노래.
    노래는 작년 6학년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해서 가사를 거의 외운다.
    그 언니는 One fine day(어느 멋진 날... 맞던가?)에서도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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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보영 :
    Sagittarius. B type. Leslie Cheung 오덕. 공부오덕. 중음/가사중국어를 공부하다가 어쩌다보니 몇년째 영어로 먹고 사는 사람.
    관심 분야는 영화, 아시아 문화, 역사, 문학, 책, 번역, 외국어, 글쓰기 등. 좋아하는 사람/것들잊지 않을 기억들은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