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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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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일없이 산다.


    주말 과외가 하나 더 늘었다. 9월 중에 하나 더 늘지도 모르겠다.  / 이번주 화요일부터 2-3일에 한번씩 적어도 한달간 치과에 다녀야 한다. 친절하고 실력 있는 선생님을 만나 다행이다.  / 체중유지모드인데 몸무게가 조금 더 줄었다. 어쩌면 마음의 무게일지도 모르겠다.

    소소한 일상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마다 10년 전 즈음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오랜만에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 준 분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그분이 갖고 싶었지만 구하기 어려웠다던, 내 책 몇권을 보내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마지막으로 딱 한번씩만 더 보고 미련없이 보내야지. 그 책들을 보면서 눈물짓던 시간들이여, 이젠 안녕.


    ...


    요 근래 주말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생각을 많이 하면서 밤을 새고,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가.
    아침에 일어난 후 계속 어지럽고 기운이 없더니 퇴근하자마자 기절해서 두어시간을 죽은 듯이 자고 일어났다.
    저녁을 먹어도 기운이 나지 않아 가만히 침대에 누워 멍하니 있다가, 컴퓨터를 켰다. 
    그제서야 접한 소식 하나, 그래서 그랬나... 우연의 일치겠지만, 기분이 묘하다. 

    어떤 분이었다고 감히 말하기에는 내가 아는 것이 너무나 적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는 그 혜안만으로도 충분히 존경할 받을 어른이었다고 생각한다. 

    치열했던 이승의 삶일랑 다 잊고, 저 세상에서 부디 편히 쉬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
    하루하루가 고스란히 역사다. 올해는 여러 의미에서 잊을 수 없는 해가 되겠다.  

    지금 우리가 당연한 듯 여기는 가치를 위해 일생을 바친 분들이 하나둘 다른 세상으로 떠나신다.
    그분들이 못 다 이룬 나머지는 살아남은 우리의 몫이다.

    얼마나 더 잃어야 깨달을까. 
    닥치는 대로 살지 말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살자, 제발.


    꿈이 무의식을 반영한다면, 이제야 정말 괜찮아진 모양이다.
    너를 그렇게 똑바로 보고 웃으며 이야기하다니.
    믿어지지 않지만, 정말 '그 감정'을 소진했구나. 
    꼭 10년 만에 너를 다시 '친구'로 기억할 수 있겠다. 
    신기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네.

    친구야, 꿈에서라도, 내가 이제는 행복하길 바란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내가 그토록 잊지 못했던 너답게, 멋지게 잘 살아.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다시는 널 생각하지 않아. 그런 기분이 들어.
    처음부터 아니 만나는 게 좋았을, 너와 나의 인연은 여기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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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보영 :
    Sagittarius. B type. Leslie Cheung 오덕. 공부오덕. 중음/가사중국어를 공부하다가 어쩌다보니 몇년째 영어로 먹고 사는 사람.
    관심 분야는 영화, 아시아 문화, 역사, 문학, 책, 번역, 외국어, 글쓰기 등. 좋아하는 사람/것들잊지 않을 기억들은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