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전에 잠드는 습관 들이기'는 나중으로 미룬 지 오래, 요즘 항상, 모두 잠든 새벽시간에 깨어 있다.
책을 여러 권 쌓아두고, 읽고 싶은 만큼만 읽는 호사를 누릴 때도 있고, 다른 일을 할 때도 있지만,
불을 끄고 이미 잠든 것처럼 누워 몇 시간이고 생각을 할 때도 많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익숙해져서는 안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며칠은 힘들었다. 생각이 나면, 손전화를 찾았다.
단축번호 하나를 누를까말까 수십번은 고민했을 것이다.
그러다 전화벨이 울리면, 못 이기는 척 받았다.
지금은? 전화기가 옆에 있어도 신경쓰지 않는다.
타인의 마음을 시험에 들게 하는 취미 따위 없다. 버린 지 오래다. 그리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관계다.
그저 생존 본능이다. 어떤 관계든, 타인에게 익숙해지면 나중에 찾아오는 금단현상을
내가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나오는 행동일 뿐이다.
인연이 다하는 시절이 오더라도, 계속 살아가기 위해, 마음의 무게를, 감정의 속도를 서서히 줄인다.
이미 준 마음을 거둬들이는 대신, 지금 내게 있는 마음을 줄인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고통스럽지 않다. 오히려 편안한 기분마저 든다.
내가 달라진 걸까? 사람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는다던데.
체념하는 듯한 말에, '나도 그랬으면 좋겠냐, 그렇게 할까?'라고 물어보려다 그만두었다.
어떤 대답을 듣든, 나는, 기억하지 않을 수 없을테니까.
나도 모르게 부담을 줄까 두려울 정도로, 내게는 가치 있는 인연이니까.
*
8월 초에 5일 정도 쉬면 서울나들이를 할까 했다. 3월 말에 갔다 왔으니, 벌써 석달이 지났다.
그런데 지금 내 상태로 봐서는 그 기간동안 집에서 쉬든지, 혼자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 듯.
서울나들이는, 조금 선선해지면 그때나.
*
문자에 대한 답장은 여기에.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쑥스러워도 '고맙다'는 말은 목소리로 전해, 임마.
at 2009/07/06 03:13 by 何寶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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